감염병의 역사적 배경
과학의 발달로 감염성 질환을 성공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그동안 인류를 괴롭혔던 수많은 감염병이 자취를 감추었고, 감염병이 전무한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보인다. 특히 과거 인류에게 커다란 피해를 주었던 두창(Small pox)을 인간의 힘으로 1979년 10월 26일을 기하여 전 세계에서 완전히 근절시킬 수 있었으며, 몇몇 질환은 앞으로 근절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이며, 향후 공중보건사업에 대한 인류의 희망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전 지구적 규모의 기후 변화, 국제교류 증가, 생활 습관 변화 등으로 인하여 감염병의 발생이 증가하고, 발생 양상 또한 다양해지고 있어 인류는 여전히 감염병으로 인하여 고통받고 있으며, 이의 극복은 공중보건의 주요 과제이다. 1981년 제2의 흑사병이라 불리는 후천성면역결핍증이 최초로 보고되었고, 1994년 인도에서 폐페스트가 발생하였으며, 1995년 에볼라출혈열이 1976년 이후 재출현하였다. 또한 1996년 일본에서 O157, 1997년 홍콩에서 조류인플루엔자(H5N1)가 크게 유행하였으며, 2003년에는 29개국에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유행하여 774명이 사망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을 둘러싸고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경험하였고, 2009년 신종 H1N1 인플루엔자바이러스 대유행은 국내 확진 환자만 75만 명이 발생하여 유례없는 공중보건 위기 상황을 경험한 바 있다. 또한 매개체 감염병이 신종감염병 형태로 확인되거나 풍토화되어 그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어 36명(치사율: 47.2%)의 환자가 발생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2016년에는 165명 (치사율: 11.5%)'로 증가하였고, 라임병도 2011년~2015년까지 매년 10여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였으나 2016년 27명으로 증가하였다. 쓰쓰가무시병 등 또한 매년 약 8천~1만 건 이상 발생하는 등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 지속해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말라리아, 뎅기열의 지속적인 해외 유입과 아울러 그간 국내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던 유비저(11년), 웨스트나일열(12년), 치쿤구니아열(13년) 등이 해외 유입 '사례로 확인되었으며, 특히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의 국내 유행은 해외 유입 감염병이 국가 안보의 위협 요소로 작용함을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 감염병은 병원체, 숙주, 환경의 상호관계에 따라 유행의 정도가 달라진다. 질병 발생의 3대 요인을 세분화해보면 병원체-병원소-병원소로부터 병원체의 탈출 전파-새로운 숙주로의 침입-숙주의 감수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 6개 요소는 연쇄적으로 작용하며, 이 중 어느 한 가지만 차단되어도 감염병은 발생하지 않는다.
감염병의 생성과정
1) 병원체(causative agent)
(1) 병원체의 종류-병원체는 질병 발생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단세포인 바이러스로부터 다세포인 기생충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며, 이들의 종류와 관련된 주요 감염병은 다음과 같다. 1) 세균(bacteria)-가장 흔한 질병의 원인이며, 단세포로 된 식물성 병원체로써 형태에 따라 3가지 종류로 구분한다. 간균(bacillus)은 막대 모양으로 장티푸스, 디프테리아, 결핵, 탄저 등이 이에 속한다. 구균(cocus)은 형태가 원형으로 폐렴, 임질,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등이 속한다. 나선균(spirillum)은 S자형 또는 나선형인 균을 총칭하며, 콜레라균이 이에 속 한다. 2) 리케치아(rickettsia)-세균과 바이러스의 중간 크기로 세균과 유사한 화학적 성분을 가지고 있으며, 화학요법제에 대해 감수성이 있는 점이 바이러스와 다르다. 주로 이, 진드기, 벼룩 등에 기생하며 발진티푸스, 발진열, 쓰쓰가무시병 등(양충병), 록키산홍반열, Q 열을 일으킨다. 3) 바이러스(virus)-핵산과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전자 복제 능력이 없기 때문에 생물과 무 생물의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 병원체 중에서 가장 작아 전자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고 살아 있는 조직세포 내에서만 증식한다. 천연두,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폴 리오, 일본뇌염, 인플루엔자, 홍역,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출혈열), 공수병, 풍진, 유행성이하선염, 간염 등과 관련된다. 4) 진균 또는 사상균(fungus)-버섯, 곰팡이, 효모 등과 같은 호기성 종속 영양 미생물의 총칭으로 무좀, 진균증 등 피부병을 일으킨다. 인간에게 유용한 사상균의 대표적인 예는 페니실륨(penicillum)을 들 수 있으며, 항생물질인 페니실린을 만든다. 5) 원충류(protozoa)-단세포 동물로서 대체로 중간숙주에 의해 전파되고 면역이 생기는 일이 드물며, 적합하지 못한 조건에서도 장기간 생존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말라리아, 이질 아메바증, 톡소플라스마증, 질트리코모나스, 아프리카수면병 등이 있다. 6) 기생동물(melazoa)-맨눈으로 볼 수 있으며, 숙주의 몸속에서 영양분을 섭취하는 동물로서 크기와 형태가 다양하다. 기생충 감염병은 회충증, 편충증, 조충증, 십이지장충쯤, 흡충증, 구충증 등이 있다.
(2) 질병 발생을 위한 병원체의 특성: 병원체가 숙주의 체내에 자리 잡고 발육 또는 증식하여 조직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감염이라고 하고, 감염의 결과 숙주가 병적인 이상 현상을 나타내는 것을 발병이라고 한다. 감염이나 발병에 관계되는 병원체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병원체의 양-원체의 양은 감염이나 발병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장티푸스, 콜레라, 세균성 이질 등은 소량으로도 감염이 잘되지만 살모넬라 식중독이나 비브리오 식중독은 일정 수 이상의 병원체가 침입해야만 발병이 일어난다. 2) 외계에서의 생존능력-숙주에서 탈출하여 다른 숙주에게 침입하기까지 외계에서 생존할 능력이 없거나 생존하지 못하면 감염이나 발병이 일어나지 않는다. 외계에 대한 저항력이 없는 병원체는 생존을 위하여 성매개감염병처럼 숙주 내에서 생존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3) 감염력(infectivity) 병원체가 숙주에 침입하여 알맞은 기관에 자리 잡고 증식하는 능력을 말한다. 감염력은 감염을 성공시키는 데 필요한 병원체의 최소수로 측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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